실업급여 받는 동안 국민연금은 어떻게 하지|실업크레딧부터 확인할 것
실업인정 교육을 받을 때 나눠준 서류를 작성하다가 이런 질문이 있었다.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실업크레딧을 신청하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해 준다는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있나 싶어 신청했다. 그때는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퇴직 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월급이 끊기니 앞으로 나가는 돈 하나하나가 예전과는 다르게 보였다. 실업급여를 받고는 있지만 이 돈도 언제까지나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문득 국민연금 생각이 났다.
실업크레딧을 신청했으니 국민연금을 계속 내야 하는 건가?
현금흐름이 막히면 잠시 중단할 수는 없나?
재취업한 다음 다시 월급에서 내면 안 되는 걸까?
처음에는 실업크레딧과 국민연금 납부가 한 덩어리처럼 느껴졌다. 알아보니 여기서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실업크레딧을 신청했다고 국민연금을 전부 계속 내는 것은 아니었다
국민연금공단 내용을 찾아보다가 내가 먼저 헷갈렸던 부분이 풀렸다.
실업크레딧 신청은 국민연금 가입 신청 자체가 아니다.
실업크레딧은 구직급여를 받는 동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끊기는 것을 줄이기 위해, 본인이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면 나머지를 국가가 지원해 주는 제도다.
2026년 기준으로 본인이 연금보험료의 25%를 부담하면 국가에서 75%를 지원한다. 지원받은 기간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추가된다.
본인 부담액은 월 최대 1만 6,640원, 국가 지원액은 월 최대 4만 9,860원이다. 지원기간은 한 사람에게 생애 최대 12개월이다.
그러니까 내가 처음 서류에 체크했던 것은 퇴직 전 월급을 기준으로 국민연금 보험료 전액을 계속 내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이걸 알고 나니 고민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그런데 퇴직 후 소득이 없으면 국민연금은 어떻게 하지?
사실 내가 더 궁금했던 것은 이쪽이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월급에서 국민연금이 빠져나갔다. 회사도 절반을 부담하니 내가 매달 국민연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퇴직하고 나니 얘기가 달라진다. 소득은 없는데 보험료만 계속 나간다면 결국 생활비에서 꺼내 써야 한다.
이런 경우 국민연금에는 ‘납부예외’라는 제도가 있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경우, 가입자 자격은 유지하면서 일정 기간 보험료 납부를 하지 않는 방법이다.
여기서 하나는 알고 있어야 한다.
납부예외 기간에는 보험료를 내지 않지만, 그 기간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나중에 받을 연금액이나 가입기간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꽤 현실적이다.
지금 당장 현금흐름이 중요한지, 아니면 부담 가능한 범위에서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한지다.
그럼 실업크레딧은 계속하는 게 나을까?
내 경우에는 여기서 생각이 조금 복잡해졌다.
실업크레딧을 처음 신청할 때는 ‘국가가 75%를 지원한다니 받는 것이 낫겠지’ 정도로 생각했다.
그 판단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었다.
실업크레딧은 정상적인 국민연금 보험료 전액을 혼자 부담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본인 부담은 일부이고, 그 대신 해당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부족하거나 가입 공백을 줄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 의미가 있는 제도다.
반대로 퇴직 뒤 현금흐름이 정말 빠듯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1만~2만원도 몇 달 쌓이면 돈이고, 실업 상태에서는 작은 고정비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와 ‘당장 끊어야 한다’ 가운데 하나를 정답으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내게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생활비와 앞으로의 소득 계획이었다.
내가 다시 판단한다면 이 세 가지부터 볼 것 같다
① 실업급여가 끝난 뒤 버틸 현금이 얼마나 있는가
② 국민연금 총 가입기간이 현재 어느 정도인가
③ 재취업 가능 시점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가
특히 첫 번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퇴직 후에는 연금도 중요하지만 당장 생활을 이어갈 현금도 중요하다. 미래 준비 때문에 현재 생활비가 흔들리는 것도 내가 원했던 모습은 아니다.
실업크레딧 신청을 취소하고 싶다면?
나도 이 부분이 궁금했다.
이미 실업인정 교육을 받을 때 신청했는데, 나중에 사정이 달라져 더 이상 부담하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는 실업크레딧 신청과 납부 방법은 자세히 안내하고 있지만, 이미 신청한 건을 온라인에서 언제든 해지한다는 식의 단순한 취소 절차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실업크레딧은 구직급여 수급일수가 누적 30일이 될 때마다 보험료가 고지되고, 본인 부담 보험료를 납부한 뒤 해당 기간이 가입기간으로 추가 산입되는 구조다.
그래서 이미 신청한 상태에서 앞으로의 고지를 중단하거나 신청 내용을 변경하고 싶다면 임의로 보험료를 안 내기보다 국민연금공단 1355 또는 관할 지사에 본인 처리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나 역시 현금흐름이 더 나빠져 실제로 중단할 상황이 된다면 먼저 공단에 내 신청 상태와 변경 가능 여부부터 확인할 생각이다.
국민연금을 당분간 안 내다가 재취업 후 다시 내면 안 될까?
내가 생각했던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퇴직 후 소득이 없는 동안에는 국민연금 납부 부담을 줄이고, 재취업이 되면 다시 월급에서 국민연금을 내는 방법 말이다.
제도를 확인해 보니 소득이 없는 동안 납부예외를 신청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국민연금 적용 사업장에 취업하면 사업장가입자로 보험료를 납부하게 된다.
그러니 국민연금을 한 번 쉬었다고 해서 앞으로 영원히 국민연금을 못 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쉬었던 기간은 그냥 사라지는 문제가 남는다. 납부예외 기간은 기본적으로 가입기간으로 계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는 납부예외 기간 등에 대해 나중에 보험료를 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는 추후납부, 흔히 ‘추납’이라고 부르는 제도도 있다. 다만 실제 추납 가능 기간과 신청자격은 개인의 가입 이력과 당시 자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나중에 필요해졌을 때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2026년이라 하나 더 달라졌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올랐다
이번에 자료를 확인하면서 또 하나 알게 됐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2025년까지 9%였지만 2026년부터 9.5%로 올라갔다. 이후 매년 0.5%포인트씩 인상돼 2033년에는 13%가 된다.
직장을 다닐 때는 회사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니 인상분도 나뉘지만, 지역가입자는 원칙적으로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한다.
퇴직한 사람 입장에서는 숫자 0.5%포인트가 작아 보여도 느낌은 다르다. 월급이라는 정기적인 현금 유입이 끊긴 상태에서는 보험료율보다 ‘누가 그 돈을 내느냐’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실업기간에 실업크레딧으로 75%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지금 내 생각은 이렇다
처음에는 실업크레딧을 신청한 것을 다시 취소해야 하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제도를 하나씩 나눠서 보고 나니 실업크레딧과 일반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같은 문제로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실업크레딧 → 보험료 일부만 부담하고 실업기간의 가입기간을 이어가는 방법
납부예외 → 소득이 없을 때 일반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을 잠시 멈추는 방법
재취업 → 국민연금 적용 사업장에서 다시 사업장가입자로 보험료 납부
지금으로서는 실업크레딧의 본인 부담액과 내가 가진 현금흐름을 먼저 비교해 볼 생각이다. 감당할 만하다면 국가 지원을 받으면서 가입기간을 이어가는 쪽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인다.
반대로 실업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생활비가 빠듯해진다면 그때는 국민연금공단에 신청 상태를 확인하고 선택을 다시 해볼 생각이다.
퇴직하고 보니 이런 문제가 하나둘 생긴다. 회사에 있을 때는 자동으로 처리되던 일이 이제는 전부 내 선택이 됐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였다. 무조건 내느냐, 안 내느냐보다 지금 내 상황에서 어떤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부터 아는 것이 먼저였다.
내가 다시 확인할 체크포인트
✓ 실업크레딧 본인부담액이 실제 얼마로 고지되는지 확인
✓ 현재 국민연금 가입기간 확인
✓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별도로 고지되는지 확인
✓ 소득이 없다면 납부예외 대상인지 확인
✓ 실업크레딧을 중단하고 싶다면 1355 또는 관할 지사에 처리상태 확인
✓ 재취업 후 사업장가입자로 전환됐는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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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과 실업크레딧 적용 여부는 나이, 국민연금 가입 이력, 소득·재산, 구직급여 수급기간 및 개인별 자격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신청·취소·납부예외 여부는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또는 고객센터 1355에서 본인의 가입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