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2일 국내 증시 분석 | 코스피 장중 5% 급등 후 상승분 반납, 추세 전환은 아직
오늘 국내 증시는 오전과 오후가 전혀 다른 시장이었다.
어제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코스피는 7,052.09로 출발했다. 장중에는 7,158선까지 오르며 상승률이 6%에 가까워졌고, 코스닥도 오전 한때 2%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졌다.
코스피는 6,797.70으로 전일 대비 0.74% 상승하는 데 그쳤고, 코스닥은 751.09로 0.30%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고점에서 약 360포인트 밀렸고 코스닥은 오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오늘은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는 사실보다 7,100선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보였다.
시장이 버티지 못한 외국인의 컴백
오늘 코스피 수급은 이례적이었다.
- 개인 약 1조9,631억원 순매도
- 외국인 약 3조5,110억원 순매수
- 기관 약 1조5,047억원 순매도
외국인이 3조5천억원 넘게 샀는데도 코스피 상승률은 0.74%에 그쳤다.
오전에는 약 1조4천억 원 순매수였던 프로그램 매매도 장 마감에는 약 1조2,579억 원 순매도로 바뀌었다. 오전 이후 프로그램 수급이 매도 방향으로 크게 돌아섰고 기관의 매물까지 더해지면서 지수를 눌렀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반도체와 지수 관련 대형주에 집중된 선택적인 매수였고, 기관과 프로그램 매도를 이겨낼 정도로 시장 전체에 확산되지는 못했다.
외국인의 매도는 멈췄지만 기관과 프로그램까지 돌아선 것은 아니었다.
오늘 상승의 출발점은 반도체였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21% 급등했고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ADR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는 오전 198만 원대까지 올랐고 삼성전자는 27만4천 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184만5천 원, 삼성전자는 26만2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상승 흐름은 유지했지만 오전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밀렸다.
반도체의 장기 성장성이 훼손됐다고 볼 만한 새로운 변화는 없다. 다만 오늘 상승에는 업황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최근 낙폭이 컸던 데 따른 반발 매수와 숏커버링도 상당 부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기대보다 실적을 확인할 시점이다.
알파벳을 시작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7월 29일, 삼성전자가 7월 30일 2분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발표한다.
빅테크의 AI 설비투자가 계속 확대되는지, SK하이닉스의 HBM 수요와 가격이 유지되는지, 삼성전자의 HBM 공급과 메모리 수익성이 개선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좋은 실적과 전망이 나오고 외국인 매수까지 이어진다면 오늘의 반등을 추세 전환의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한다면 현재 기대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른 업종으로 자금은 이동했지만 약한 힘빨
오늘은 반도체만 오른 시장은 아니었다.
무선통신서비스는 8.45%, 기계는 5.49%, 전자제품은 5.45%, 자동차부품은 4.84%, 에너지저장장치는 4.46%, 조선은 3.86% 상승했다.
반도체에서 기계, 자동차, 전력, 조선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은 확인됐다.
그러나 상승 종목은 839개, 하락 종목은 793개로 장 마감에는 시장의 힘이 거의 반반으로 좁혀졌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약 2,910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약 1,015억 원과 1,991억 원을 순매도했다.
일부 업종으로 자금은 이동했지만 시장 전체의 상승으로 이어질 만큼 지속되지는 못했다. 오전에는 위험선호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오후에는 다시 대형주와 일부 테마 중심의 차별화 장세로 돌아갔다.
원·달러 환율은 1,478.7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추가 급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었지만 1,478원이라는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다. 환율 부담이 해소됐다기보다 잠시 안정된 상태로 보는 편이 맞을 듯 하다.
WTI는 86.02달러로 1.99%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고 후티 반군의 해상 봉쇄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원유 수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유가 상승이 계속되면 국내 기업의 원가와 물가, 금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늘 오전에는 반도체 급등이 유가와 지정학적 위험을 덮었지만, 오후에는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과 프로그램 매도가 커지면서 이런 부담을 다시 들춰냈다.
오늘도 반도체와 다른 보유 종목의 차이가 분명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수익을 유지했다. 반면 전력, 원전, 조선, 자동차, 방산, 소재 종목의 손실은 여전히 컸다. 대부분 오전 상승분을 지키지 못했다.
오늘 같은 날에는 손실률보다 종목별 회복력의 확인이 절실했다.
시장이 오를 때 빠르게 회복하고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는 종목과, 지수가 반등해도 회복하지 못하는 종목을 구분해야 한다. 내 목표는 평단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최종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매수보다 보유 종목의 상대적인 힘의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야 압축할 수 있다.
점검 사항 재확인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오늘 새롭게 훼손됐다고 볼 만한 변화는 없다. 다만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통해 성장 전망이 실제 숫자로 유지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시장도 오전에는 더 높은 가격을 허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7,100선을 지키지 못했고, 높은 가격에서 매물이 쏟아졌다는 점을 보면 밸류에이션의 바닥과 상단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국인의 매도는 멈추고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다. 반면 기관과 프로그램 매도는 이어졌다. 수급의 한 축만 개선된 상태다.
코스피는 7월 20일 저점보다 더 낮아지지는 않았지만 7월 15일의 반등 고점을 넘지 못했고 장중 고점에서도 크게 밀렸다. 추세 전환을 인정하려면 다음 조정에서 7월 20일보다 높은 저점이 만들어져야 한다.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코스닥과 상당수 보유 종목이 상승을 지키지 못했다. 일부 업종으로의 이동은 확인됐지만 시장 전체로 확산됐다고 판단하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오늘은 외국인 수급과 저점 하락 중단에서는 개선 신호가 나왔지만 밸류에이션과 기관 수급, 시장 전체의 상승 확산은 아직 확인이 더 필요한 날이다.
오늘은 외국인의 컨백을 확인했지만 추세 전환까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오전의 급등만 보면 하락 추세가 끝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장 마감까지 지켜보니 위쪽에 남아 있는 매물과 기관·프로그램의 매도 압력이 너무 강하다.
외국인이 3조5천억 원 넘게 샀는데도 코스피가 0.74% 상승에 그쳤다는 점이 오늘 시장의 아이러니다.
그렇다고 오늘의 반등이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고 7월 20일 이후 저점이 더 낮아지지 않았다는 변화는 생겼다.
앞으로는 외국인 매수가 며칠간 이어지는지, 기관과 프로그램 매도가 줄어드는지, 다음 조정에서 저점이 높아지는지를 지켜보려고 한다. 빅테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반응도 추세 전환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오늘은 추격매수할 날도, 반등에 안도할 날도 아니다.
오전의 기대와 오후의 현실을 함께 직시하고 다음 움직임을 기다려야 겠다.
글을 마치며
오늘처럼 장중 흐름이 크게 달라지는 시장에서는 오전의 급등만 보고 추격매수하거나, 오후의 하락만 보고 다시 공포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외국인 매수가 계속 이어지는지, 다음 조정에서 저점이 높아지는지, 빅테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하루의 등락보다 확인해야 할 기준을 정리해 두는 것이 투자 판단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공박사의 마르지 않는 샘
※ 이 글은 제가 시장을 경험하며 남긴 개인적인 투자 기록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와 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