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2가 뭐길래 검색이 급증했나? 한국 방산 수출에서 돈 버는 기업은 어디일까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중동전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방산주를 하나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현대로템이었다. 폴란드 공장 가동 이야기와 K2 전차 판매 뉴스가 계속 나왔고, 무엇보다 이름에 ‘현대’가 붙어 있다는 묘한 익숙함도 있었다.
전차 수출이 계속된다면 현대로템을 방산주로 들고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매수해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매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녀석이 튀어나왔다.
천궁2.
중동전 이후 천궁2의 가치가 새롭게 알려지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졌고, 천궁2를 만드는 기업들이 방산주 가운데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에헤. 이거 좀 신경 쓰인다.
이미 현대로템을 방산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저것 찾아볼수록 LIG넥스원 쪽이 더 좋아 보이는 것 아닌가? 주가 흐름이며 사업 구조며 보다 보니 괜히 아쉽다.
뭐, 주식하다 보면 늘 이런 일이 생긴다. 내가 가진 종목보다 옆집 주식이 더 좋아 보이는 순간 말이다.
천궁2가 도대체 어떤 무기이기에 중동에서 갑자기 존재감이 커졌고, 천궁2가 팔리면 한국 방산기업 가운데 실제로 누가 돈을 버는 걸까?
‘천궁2 관련주’ 몇 종목 그냥 지나치기 보다 구조부터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궁2가 뭐길래 중동에서 찾는 걸까?
천궁2(M-SAM II)를 어렵게 설명하면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말부터 어렵다.
쉽게 말하면 날아오는 적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잡아내는 한국형 방공체계라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천궁2라고 하면 미사일 한 발부터 떠올랐는데, 실제로는 미사일 하나가 아니다.
적을 찾아내는 레이더가 있어야 한다.
그 표적이 뭔지 판단하고 추적하는 장비도 필요하다. 그리고 발사대가 움직이고 마지막에 유도탄이 날아가 표적을 요격한다.
탐지 → 추적 → 판단 → 발사 → 요격 과정이 하나로 연결돼야 제대로 작동한다. 그래서 천궁2 수출은 한 기업이 모든 돈을 가져가는 사업이 아니다.
중동전 이후 천궁2가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천궁2가 최근에 갑자기 만들어진 무기는 아니다.
UAE 수출 계약도 이미 몇 년 전 이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로도 수출이 이어졌다.
그런데 중동에서 실제 미사일 공격과 방공망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느낌이 달라졌다.
전쟁 뉴스 속에서 방공무기의 가치가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 것이다.
전차나 자주포는 워낙 익숙하다.
나 역시 그래서 처음 방산주를 고를 때 현대로템부터 봤던 것 같다. K2 전차라는 눈에 보이는 제품이 있고, 폴란드 수출이라는 이야기도 명확했다.
반면 천궁2 같은 방공체계는 평소에는 존재감이 덜하다.
하지만 실제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확 달라진다.
비싼 전투기나 주요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도 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니 중동 국가들이 방공망 구축에 돈을 쓰는 이유도 이해가 간다.
내가 천궁2를 다시 보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여기였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무기를 공격하는 능력만큼 ‘막는 능력’의 가치도 커질 수 있겠구나.
수출액을 따라가 보니 생각보다 덩치가 크다
천궁2의 대표적인 해외 고객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다.
| 국가 | 계약 공개 시점 | 대략적 규모 | 의미 |
|---|---|---|---|
| UAE | 2022년 | 약 4조 1천억원 | 첫 대형 해외 수출 |
| 사우디아라비아 | 2024년 공개 | 약 4조 2,500억원 | 10개 포대 계약 |
| 이라크 | 2024년 | 3조 7,135억원 | 중동 세 번째 대형 수출 |
세 나라 계약만 놓고 봐도 규모가 꽤 크다.
여기까지만 보면 천궁2를 만드는 LIG넥스원이 이 돈을 다 가져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천궁2 전체 수출액과 LIG넥스원의 매출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천궁2는 여러 기업이 역할을 나눠 만드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을 보고 있으니 좀 아깝긴 하다
천궁2의 중심 기업은 역시 LIG넥스원이다.
LIG넥스원은 천궁2에서 체계종합과 유도탄 분야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해외 수출 계약에서도 중심에 서 있다.
여기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생겼다.
나는 이미 현대로템을 방산주로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다. K2 전차 수출과 폴란드 현지 생산 확대를 보면서 방산업종의 성장성을 가져가겠다는 판단이었다.
그 선택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현대로템도 K2 전차 수출이라는 확실한 성장축이 있다.
그런데 이후 천궁2 이야기가 커지고 LIG넥스원을 계속 보다 보니 마음 한구석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온다.
“아, 방산주 하나만 고른다면 LIG넥스원이 더 좋았던 것 아닌가?”
주가 분석을 들여다봐도 지금 내 눈에는 현대로템보다 LIG넥스원 쪽 그림이 더 좋아 보인다.
이런 게 참 투자자를 약 올린다.
내가 안 가진 주식은 왜 이렇게 좋아 보이는 건지.
그렇다고 이미 가진 현대로템을 던지고 LIG넥스원으로 바로 갈아타자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이번에 느낀 건 ‘방산주’라는 이름으로 기업들을 한 덩어리로 보면 안 되겠구나 하는 점이었다.
현대로템은 전차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와 방공체계다.
전쟁이 났다고 모든 방산기업의 수주 구조와 실적이 똑같이 움직일 리가 없다.
천궁2 신규 수출국이 계속 추가되는지, 기존 수주가 얼마나 빠르게 매출로 전환되는지, 천궁2 이후 다른 유도무기와 방공체계 수출까지 확장되는지를 계속 확인할 생각이다.
천궁2에서 LIG넥스원만 돈을 버는 건 아니다
조금 더 들어가 보니 천궁2 밸류체인이 재미있다.
한화시스템은 천궁2의 다기능레이다를 맡는다.
쉽게 말하면 천궁2의 눈이다.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고, 적인지 아군인지 식별하면서 요격을 지원한다.
미사일이 아무리 좋아도 적이 어디 있는지 못 찾으면 쏠 수가 없다.
한화시스템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천궁2 사업에서 다기능레이다 공급 계약을 따냈다.
여기까지 보고 나니 레이더가 그냥 유도탄 옆에 붙는 장비가 아니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천궁2에 들어간다.
이쪽은 발사대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장갑차, 항공엔진 등 사업이 워낙 넓기 때문에 천궁2 하나만으로 회사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천궁2 직접 수혜 강도를 놓고 보면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을 먼저 떠올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천궁2 한 세트를 팔면 돈은 이렇게 나뉜다
| 기업 | 천궁2 주요 역할 | 투자자가 볼 부분 |
|---|---|---|
| LIG넥스원 | 체계종합·유도탄 | 신규 수출, 수주잔고, 매출 전환, 후속 방공체계 |
| 한화시스템 | 다기능레이다 | 레이다 수출 확대와 해외 운용 레퍼런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발사대 | 천궁2 외 K9·항공·기타 방산 수출 종합 판단 |
그래서 앞으로는 ‘천궁2 관련주가 뭐냐’는 질문보다 조금 다르게 봐야 할 것 같다.
어느 회사가 천궁2의 어느 부분을 만들고, 전체 수출액 가운데 얼마가 그 회사 수주로 들어오며, 그 수주가 언제 매출과 이익으로 바뀌는지까지 봐야 한다.
수출 계약금액과 기업이 실제로 가져가는 매출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현대로템을 들고 있으면서 내가 다시 생각하게 된 것
이번 천궁2 이야기를 찾아보면서 내 투자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현대로템을 산 이유는 분명했다.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과 현지 생산, 유럽 방산 수요 확대라는 흐름이었다.
지금도 그 투자 논리가 깨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LIG넥스원을 보고 있으니 내가 ‘방산주’라는 너무 큰 이름만 보고 종목을 골랐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방산 안에서도 전차와 방공미사일은 움직이는 이유가 다르다.
수출국도 다르고 계약 구조도 다르고 전쟁이 났을 때 부각되는 시점도 다르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을 ‘둘 다 방산주’라고 비교하기보다는, 각자의 수주 사이클과 기업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따로 볼 생각이다.
가격이 떨어진 것인가, 가치가 떨어진 것인가?
현대로템 주가가 흔들린다고 K2의 수출 경쟁력이 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LIG넥스원이 좋아 보인다고 아무 가격에나 쫓아가는 것도 맞지 않는다.
좋은 회사와 좋은 매수 가격은 별개의 문제다.
알면서도 주식하다 보면 참 쉽지 않다.
이제 내가 궁금한 건 천궁2의 ‘다음 나라’다
UAE에서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까지 갔다.
중동에서 방공망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훨씬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남는다.
다음 천궁2 고객은 어디일까?
이게 중요한 이유는 미사일 한 번 팔고 끝나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공체계를 도입하면 유도탄과 레이더, 발사대가 들어가고 이후 정비와 추가 물량, 후속 방공체계까지 사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천궁2 뉴스가 나오면 아래 네 가지를 확인해보려 한다.
① 천궁2 신규 수출국이 추가되는가
② 기존 중동 계약이 예정대로 생산·납품되는가
③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의 수주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잘 넘어오는가
④ 천궁2의 해외 경험이 다음 방공체계 수출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현대로템도 계속 들여다볼 것이다.
내가 가진 종목이니까 무조건 좋게 볼 생각도 없고, LIG넥스원이 더 좋아 보인다고 괜히 배 아파할 일도 아니다.
각 회사의 수주와 실적,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또 판단할 때가 올 것이다.
다만 이번 천궁2를 공부하면서 하나는 확실히 배웠다.
방산주라는 이름 아래 있는 회사들이 모두 같은 전쟁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전차로 돈 버는 회사가 있고, 미사일로 돈 버는 회사가 있고, 그 미사일의 눈을 만들어 돈 버는 회사도 있다.
이걸 알고 나니 다음 방산 뉴스를 보는 눈도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이 글은 천궁2와 국내 방산산업을 공부하며 정리한 개인적인 투자 기록입니다. 특정 기업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방산기업의 실적은 수출계약 시점과 실제 생산·납품·매출 인식 시점이 다를 수 있으며, 환율, 원가, 정부 정책, 수출 승인, 지정학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은 각 기업의 최신 공시와 실적, 수주잔고, 밸류에이션을 직접 확인하신 뒤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